정부의 창업정책이 2027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11월 4일 서울 마포구 박병원홀에서 소개됐다. 중소벤처기업부 목승환 창업벤처혁신실장이 벤처스퀘어와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개최한 ‘OPEN UP TREND 2027’에서 김난도 교수의 강연에 앞서 첫 번째 연사로 나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와 모두의 챌린지, 기술창업 지원 체계를 설명했다.
행사는 ‘2027, 시장은 어디로 움직이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AI가 기술과 실행의 진입 문턱을 낮춘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자리였다. 창업의 기회는 넓어졌지만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지다 보니, 선택받는 일은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창업국가 대전환, 네 영역의 전환
목승환 실장은 창업국가 대전환 비전을 소개하며 창업문화, 성장방식, 창업기회, 실패인식 네 가지 영역을 바꾸겠다는 방향을 강조했다. 정부 창업생태계 전환의 큰 틀이 이 네 영역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국민의 아이디어를 실제 창업으로 연결하는 정부 정책이다. 모두의 챌린지는 대기업·중견기업·공공기관·군이 가진 문제를 스타트업의 기술로 해결하는 실증 중심 지원이다.
7대 SEED 딥테크 기업의 단계별 성장 경로
기술창업 정책에서는 7대 SEED 딥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TIPS,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 유니콘 브릿지를 연계한 단계별 성장 경로가 제시됐다. 전략 분야로는 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공급망,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등이 거론됐다.
2027년에는 민관협력으로 기술실증(PoC)과 실전 적용검증(PoV)을 지원할 방침이다. 제조 공정의 수요와 피지컬 AI 스타트업의 기술을 연계하는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 창업거점, K-실리콘밸리 구상
지역 창업생태계와 관련해서는 K-실리콘밸리 구상이 소개됐다. 대전·광주·대구·울산 등 4대 과학기술원 소재지를 중심으로 창업거점을 조성하는 구상이며, 대학·연구기관을 연결하는 구조도 함께 언급됐다.
김난도 교수와 전화성 회장의 강연
특별강연에 나선 김난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7』을 바탕으로 10대 키워드를 설명했다. 소비자 선택, 일하는 방식, 인간 경쟁력의 변화를 다뤘고, 새로운 기술이 보편화될수록 남과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안목과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짚었다.

김 교수가 제시한 2027년 핵심 개념은 권태사회다. 과거의 권태가 자극의 부족에서 비롯됐다면 오늘날의 권태는 지나치게 많은 자극과 선택 속에서 만족과 몰입을 얻기 어려워진 현상을 가리킨다. 소비자의 달라진 선택 기준을 보여주는 키워드인 라이프 ROI는 투입 대비 얻는 것을 따지는 태도를 뜻한다. 기업에는 신규 고객 확보 대신 고객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드는 리:텐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바이브 워킹은 업무를 AI가 수행할 단위로 구조화해 AI 에이전트와 인간 판단을 연결하는 협업 방식이다. 휴먼엣지는 AI 환경에서 인간의 경험과 판단이 차별화 가치가 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해봄경제는 AI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비용을 낮추면서 완벽한 준비보다 작은 시도와 시행착오로 가능성을 찾는 경제 변화를 말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의 슬로건 ALPHA SHEEP은 무리를 따르지 않고 먼저 행동하는 존재를 가리킨다.

마지막 연사인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모두의 창업, 성장의 공식』 저자로서 기업 성장 모델 키스톤 5C를 소개했다. 5C는 진단·역량·집중·협력·핵심가치로 구성된다. 성장은 여러 조건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며 그중 진단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투자자는 시장, 고객, 팀, 사업모델, 성장 가능성 다섯 영역에서 성장의 근거를 확인한다.
세 연사는 기술·자본·정책이 만든 기회를 실제 고객 가치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