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안에서만 얼굴을 확인하고 서버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암표를 막겠다는 창업자가 있다. 바인드패스 이충석 대표는 지난 4월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생체인증 기반 디바이스 바운드 티켓(DBT)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벤처스퀘어가 지원기관으로 참여하는 ‘모두의 창업’ 지원사업에 참여해 멘토링을 통해 기술 중심 설명을 시장·고객 관점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대표는 20년 넘게 티켓·예매 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공연 기획 업무를 맡았고, 국립중앙박물관·옥션티켓·11번가 티켓 예매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는 “공연 현장에서 암표와 검표 문제를 계속 봤습니다.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문제였는데 실마리가 되는 기술이 보였고, 그때부터 직접 해보자는 확신이 생겼습니다”라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기존 방식의 한계와 바인드패스의 접근
매크로 차단, 신분증 검사, 얼굴 인증 등 기존 암표 방지책은 예매자와 실제 입장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단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암표 문제는 예매 단계만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티켓을 구매한 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바인드패스는 모바일 기기와 생체인증 정보를 연결해 서버에 생체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비콘 통신으로 현장 입장자를 확인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대표는 “예매한 사람과 현장에 입장하는 사람의 생체정보가 같은지는 휴대폰 안에서만 확인합니다. 서버에 얼굴 정보를 저장하지 않아도 되고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은 공연장에서도 입장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비콘 기반 근거리 통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공연장의 다수 게이트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사업화 준비: 특허와 팀 확장
바인드패스는 독립 앱이 아니라 기존 예매처나 엔터사 앱에 SDK 형태로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천기술 권리화를 위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IP디딤돌 지원을 받아 청구항을 보완하는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신규 CTO가 합류할 예정이다. 새로 합류하는 CTO는 롯데 자이언츠와 세종문화회관에서 대기열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어, 대규모 현장 운영에 필요한 기술 역량을 보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티켓링크와 미팅을 앞두고 있으며, 예매처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사업 확대 계획은 독립·예술영화관에서 먼저 테스트를 거친 뒤,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 같은 국제영화제로 넓히고, 이후 공연·스포츠 현장과 K팝 해외투어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창업 지원사업에서 얻은 것
이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라 기술 자체는 익숙했지만, 이를 시장에 설명하는 방식은 다른 문제였다고 말한다. 그는 “개발자 출신이라 기술은 잘 알지만 사업을 시장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막막했습니다. 멘토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부분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어요. 저는 대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경진대회를 위해 만든 아이템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할 사업인 만큼 암표 문제를 실제로 줄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기술을 갖춘 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종종 그 기술을 낯선 상대에게 설명할 언어였다는 사실을 이 대표의 사례는 보여준다. 벤처스퀘어가 지원기관으로 함께한 ‘모두의 창업’ 멘토링은 바인드패스가 특허 출원과 예매처 협업, 시범 적용 계획까지 사업화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는 과정에서 방향을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